지난 주말 유명한 만두가게에 가서 만두를 먹었어요. 쫀득쫀득한 피 속에 고소한 풍미의 소가 정말 맛있었답니다.
종종 먹는 만두지만 한 번도 그 유래와 종류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만두의 유래와 종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만두란?
밀가루피에 고기, 두부, 채소 등 소를 넣어 조리한 모든 음식을 통칭해서 만두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만두라고 부르는 것은 중국이나 일본에선 교자(餃子)라고 부르며 만두(饅頭)와는 구별됩니다. 그리고 밀가루피에 소를 넣으면 거의 다 만두라고 부르는 한국과 달리 중국이나 일본에선 좀 더 세분화해서 분류하는 편입니다. 좁은 의미가 아닌, 넓은 의미의 만두는 한 가지로 정의내리기 힘듭니다. 만두의 문화를 공유하는 동북아시아부터,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동유럽, 남미까지, 만두에 대한 국가별 정의와 명칭은 실로 제각각인데, 이미 고대에 이러한 요리 방법이 각국으로 전해진 이후 각 나라마다 독창적인 발전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2. 만두의 유래
1) 메소포타미아 기원설
만두의 기본적인 정의인 "밀로 만든 피에 고기, 야채 등의 소를 넣어 익혀 먹는 음식"이라는 정의에 기대 보면 중국은 만두의 발상지가 아닐 가능성이 100%입니다. 만두는 밀가루로 만드는 음식인데, 밀 재배의 기원 자체가 중국이 아니기 때문이죠.
역사적으로 밀을 가장 먼저 재배했던 지역은 기원전 90세기 경 아나톨리아 반도이며, 기원전 30세기 경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의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대량 재배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은 밀가루를 물과 반죽한 뒤 뜨거운 돌 위에 넓게 펴서 '닌다'라는 이름의 빵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이후 메소포타미아의 요리책에서 '푀겔헨' 이라는 요리가 발견되는데, 이는 닌다 위에 다진 고기를 얹고, 다시 닌다를 얹은 후 익혀 먹는 음식입니다. 현재 만두와 크게 다르지 않은 조리법입니다.
2) 중국 기원설
문헌에 명확히 만두, 혹은 만두와 비슷한 음식이 등장한 것 자체가 A.D 200년대라 하며, 중국에 제분 기술 자체도 기원 후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슷한 밀가루 식품인 국수가 한국에서는 삼국 시대나 남북국 시대에 전래되어 먹었다고 추측되며 비슷하거나 조금 이른 시기에 전파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튀르키예의 만트, 러시아의 펠메니 등 많은 동유럽 지역 음식들이 중국의 만두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13세기에 몽골 제국이 동유럽, 중앙아시아 지역을 점령하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만두의 전래는 중앙아시아에서 기원된 초기 만두의 형태가 중국에서 우리가 흔히 아는 만두로 변형되고 이후 중원을 정복한 몽골 제국이 중앙아시아 및 동유럽으로 다시 전파했다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다만 중국 내에서는 본래는 민간에서 간간히 먹던 음식으로 알음알음 퍼져나가다가 후한 말쯤 폭발적으로 유행을 타기 시작한 걸로 추측됩니다.
3. 대한민국의 만두
한국의 만두가 주변 국가들의 만두와 차별화되는 점은 속재료에 두부와 당면이 거의 필수적으로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두부는 조선시기, 당면은 일제강점기 시기라는 시대의 차이만 있을 뿐 둘 다 부족한 고기의 양을 불리려고 이런 맛이 약한 재료들을 첨가하기 시작했던 건데 이제는 한국식 만두만의 특색으로 자리 잡힌 것입니다.
대체로 그냥 만두라고 하면 자오쯔처럼 얇은 피로 감싼 만두를 뜻하고, 바오쯔 형태로 빵처럼 두꺼운 피는 보통 왕만두, 호빵으로 칭합니다.
떡볶이나 순대만큼은 아니지만 길거리 음식으로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한 판에 2천-4천 원을 받고 파는 저가 만두집도 있습니다. 대개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두 종류로 나뉘며, 여기에 가게에 따라 포자만두 식의 왕만두나 어묵을 피로 사용한 어묵만두, 만두는 아니지만 쪄서 만들 수 있는 감자떡 같은 것들도 옵션으로 팝니다. 하지만 가격이 가격이다 보니, 맛은 그다지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길거리 분식집에서 파는 튀김만두엔 고기나 채소는 거의 없고 대부분 당면만 들어 있습니다. 찐 고기만두라고 하는 것도 고기는 매우 적게 들어가고, 절인 무와 배추로 만든 속이 들어갑니다. 명절에 만들어 먹는 요리라는 점에서 송편과 비슷하지만, 대체로 만두는 설날 음식, 송편은 추석 음식으로 칩니다. 만두 전문점이나 분식점만 아니라 칼국수 전문점에서도 함께 파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밀가루를 반죽해서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유명한 곳은 손만두를 빚어내기 때문입니다. 이러면 칼국수만 파는 것보다 수익도 나고 하나만 먹기 아쉬운 사람은 같이 세트로 먹어 만족도를 높일 수 있기도 합니다.
한반도의 북부와 남부 지리적 조건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원래 만두로 가장 유명했던 지역은 북한의 개성으로 이미 고려시대부터 쌍화점 같은 만두가게가 성행했던 곳입니다. 겨울이 되면 만두를 빚어 곳간에 걸어놓은 채반에 저장해 두고 먹었다고 하네요. 개성은 서울과 불과 차로 1시간 거리밖에 안 되는 비교적 가까운 지역이지만, 개성에서는 설날에 만두를 먹었고, 서울에서는 떡국을 먹었습니다. 이렇게 황해도를 비롯한 현재 북한 지방에서는 만두가 명절 음식 취급을 받습니다. 즉 남부는 떡국, 북부는 만둣국으로 명절 음식이 갈리는 것. 이를 뒷받침하듯 서울·경기를 비롯한 중부지방에서는 둘의 절충형인 떡만둣국을 해 먹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만두의 유래와 대한민국 만두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늦은 밤, 갑자기 배가 고파지네요. 내일 점심은 만두가게에 들러 만두를 사 먹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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