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 여름휴가기간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서울에 갈 때마다 제가 꼭 들르는 곳이 있습니다.
빙수가 아주아주 유명한 '부빙(boobing)'입니다.
부빙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본점과,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북촌점 두 곳이 있습니다.
북촌점 역시 직영으로 운영하는 지점입니다. 제가 부빙을 사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첫 번째 사진에 보이는
'초당옥수수 빙수' 때문입니다. 여름에만 한정 판매되는 초당옥수수빙수는 초당옥수수로 유명한 강원도에서
공급받은 옥수수가 직접, 그리고 아주 듬뿍 들어가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정말 최고입니다.
함께 제공해주시는 후추를 살짝 뿌려 먹으면 그 단맛이 더욱더 돋아나 신비로운 풍미를 느끼실 수 있어요.
작년과 마찬가지로 역시나 올해도 맛있더군요.
우측에 보이는 빙수는 '캐러멜 빙수'입니다. 시원한 우유얼음 위 달콤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의 캐러멜 시럽이 올려지고
아몬드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의외로 맛있어서 놀랐습니다.
부빙의 특징은 굉장히 다양한 빙수를 맛볼 수 있으며 제철 음식들로 만들어진 특별한 빙수가 많다는 점입니다.
여름에는 초당옥수수 빙수, 겨울에는 딸기빙수, 가을에는 감자빙수처럼요.
이렇게나 다양하고 맛있는 빙수. 문득 그 유래가 궁금해지네요.
1. 빙수의 유래와 종류.
기원전 3000년경 중국에서 눈이나 얼음에 꿀과 과일즙을 넣은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기원전 300년경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를 점령할 때 먹었다는 설도 있다고 합니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따르면 신라 지증왕 때부터 겨울에 얼음을 채취해서 여름이면 얼음 위에 음식을 놓아둔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도 한강과 강화도에서 얼음을 채취하여 동빙고와 서빙고 두 개의 얼음창고에 보관했다가 여름에 열리는 국가 의례 때 음식 선도 유지에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얼음에 꿀이나 엿 같은 감미료를 넣어 먹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개항한 뒤 조선에 들어온 일본 장사꾼을 통해 빙수가 도입되었다고 하네요.
일본에서는 상류 특권층이 여름에 작은 칼로 깎은 얼음을 먹었고, 1882년 얼음을 깎는 빙삭기氷削機가 개발되면서 빙수가 널리 보급되었습니다. 1897년 경조선으로 이주한 일본인 장사꾼이 ‘어름물’(빙수)을 선보였습니다. 처음에 판매한 것은 칡가루와 생강을 넣어 우려낸 물에 설탕이나 사카린을 넣어 만든 냉차로 여겨집니다. 조선인은 이를 ‘일본식 감주甘酒’라든가 ‘사탕탕砂糖湯’이라고 불렀습니다. 1900년대에는 냉차가 아니라 빙삭기로 얼음을 갈아 만든 빙수가 선보였습니다. 일본에서 빙수를 개발하면서 곱게 간 얼음 위에 설탕을 버무린 단팥을 얹어 먹는 팥빙수가 대표 빙수로 자리매김하였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바로 그 팥빙수입니다. 빙수에는 단팥과 함께 노랑·빨강·주황색 같이 고운 빛이 나는 인공 착색료라든가 딸기향, 오렌지향, 포도향 같은 인공향료 같은 화학 첨가물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조선총독부가 유해유독 화학물질을 규제하지 않고 방치했기에 빙수장수는 마음대로 각종 첨가물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빙수는 일본인만이 아니라 조선인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1915년 서울에만 빙수장수가 442명이었습니다. 일본인 빙수장수는 서울 본정本町(현재 충무로 일대)을 중심으로 팔았고, 조선인 빙수장수는 서울 종로에서 활동했다고 하네요.
광복 후 대규모 제과회사에서 파는 빙과와 달리 빙수는 제과점, 과자점, 다방, 호텔 커피숍 등 다양한 곳에서 여름철 기호식품으로 판매하였습니다. 1990년대가 되면서 가정용 빙수기와 단팥 통조림, 과일 칵테일 통조림, 떡, 젤리 등 각종 빙수 재료로 가정에서도 쉽게 빙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대중 디저트가 되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도 집에서 빙수를 만들어 먹었던 기억이 또렷합니다. 그때가 1995년 정도였습니다. 1999년에는 대한민국에 스타벅스를 필두로 커피 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이러한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뿐 아니라 빙수를 여름철 메뉴로 판매하면서 다양해지고 고급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부빙처럼요.
오늘은 대한민국 서울의 빙수가 맛있는 ‘부빙’ 소개와
빙수의 유래, 종류까지 알아보았습니다. 더운 여름 모두 맛있는 빙수 드셔보세요!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두의 유래와 대한민국 만두 (0) | 2023.08.28 |
---|---|
티(TEA)의 유래와 동서양의 차 전파 (2) | 2023.08.20 |
칵테일의 유래와 칵테일의 분류 (0) | 2023.07.31 |
크레이프의 유래와 크레이프의 종류 (0) | 2023.07.29 |
떡볶이의 유래 (0) | 2023.07.26 |